첫 출국이었기 때문에 공항에 일찍 도착했다. 일찌감치 도착해서 일본항공의 체크인 카운터가 열기도 전에 기다리다(카운터는 출국 2시간 전부터 열린다), 열리자마자 제일 먼저 짐을 부치고(집에서, 그리고 공항에서 쟀을때 무게는 7kg) 나서 체크인을 하고 보딩패스를 받자마자 출국장으로 들어갔다. 짐을 검사하고 여권과 탑승권을 제시하자 드디어 내 여권에 도장이 찍혔다.
일단 면세점은 대충 구경만 하고, Shure사의 SE530 이어폰을 눈독만 들이다가 가격에 좌절하고(역시 한 50만원 이상), 탑승동으로 향하는 열차를 타고 터미널에서 기다렸다. 거기에서 세명의 미국인과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시간을 때우다가 비행기가 스폿에 연결되는것을 구경했다. 그리고 탑승이 시작되고, 아기와 비즈니스 승객들이 먼저 탑승하고 나서 항공기에 올라갔다. 생각보다 안전벨트가 작아서 아마 살을 빼지 않았더라면 안전벨트 조차 못맸을 걸 생각하니 조마조마했다. 살좀 빼야지 생각했다.
엔진이 풀가동하면서 활주로를 달리다 지면에서 떨어지는 순간, 그 느낌을 활자로 표현할 수 없어 유감이다. 내가 탔던 비행기는 767 기종으로 주로 중단거리 노선에 사용되는 녀석이다. 따라서 그다지 큰 기종이 아니다. 몸이 큰데다 좌석이 좁기 때문에 승무원은 좁아서 죄송하다고 말하면서 트레이에 맥주와 도시락을 얹어주었다. 비행기에서 맥주를 먹은 것은 그다지 좋은 생각은 아녔었는지. 속이(정확히 말하면 밴드를 삽입한 부분)이 한동안 욱신 거리고 더부룩했다. 덕분에 그 트라우마로 일본에 도착해서도 첫날과 둘쨋날에는 맥주를 먹지 못했다. 나중에 언젠가 언급을 할런지는 몰라도 종서는 일본에 와서 맥주를 못먹는것에 대해서 유감을 전했었다.
비행기는 나리타 공항에 무사히 내렸고. 검역질문서를 제출하고 입국심사대를 지나자 아무런 물음도 없이 여권을 살펴보더니 상륙허가 스티커를 붙여주었다. 그리고 짐을 찾은 뒤에 세관을 지나 보세구역을 지나 드디어 일본땅에 떨어지게 되었다. 물어물어 지하로 내려가 JR 창구에서 Suica & N’EX 그린석을 구매해서 내려가자 나를 데리고 갈 N’EX 33호가 기다리고 있었다. 나리타 공항은 도쿄역에서 60km 가량 떨어진, 치바현 나리타시에 위치하고 있어서, 전차가 지나가는 너머 보이는 풍경은 전형적인 동경 근교의 풍경이었다. 이번 여행은 필견 한적한 근교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터. 차창너머로의 풍경으로만 만족해야했다.
나는 여기에서 고민을 하게 되었다. 첫날의 일정은 오다이바로 결정이 난터, 그렇다면 이 짐을 어떻게 할 것인가. 일단 호텔에 체크인을 하고 짐을 놓고 나오기로 결정했다. 호텔은 시부야에 위치한 ‘호텔 메츠 시부야;Hotel Mets Shibuya’, 체크인을 하고 키와 조식권을 받고 방값을 카드로 결제했다. 방은 1413호실. 이 건물에서 최고층이다. 키는 예상했던것과는 달리 열쇠형식이라 나갈때와 들어올때 맡기고 찾아야 했다. 방은 넓찍했고, 침대도 이게 ‘싱글’일까? 의심이 될정도로 넓찍했다. 더블방을 준게 아닐까 생각했었다. 아무튼 천정도 높은 편이었고 생각보다 좁지는 않은 편이었다. 욕조도 내가 들어갈수 있을 정도였으니. 욕실도 꽤 넓었다.
아무튼 짐을 풀고 나서는, 내려가 직원에게 키를 맡기면서 신바시까지 어떻게 가면 가장 효율적일까를 물어보았다. 직원은 지하철 긴자선을 타고 가면된다면서 주변 지역도와 함께 노선도를 주었는데 이 긴자선 시부야역이 긴자선의 시발점인데, 역사를 찾는데 아주 고생을 했다. 계단을 찾기도 어려웠고, 에스컬레이터나 엘리베이터를 찾는 것은 더더욱 어려웠다. 어떻게였는지 기억하기도 곤란할 정도로 복잡한 과정을 거쳐, 지하철 긴자선 시부야역에 어떻게 들어가는데 성공했지만. 나는 모르고 있었다. 금요일의 퇴근시간이 임박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도쿄의 러시아워는 2호선에서나 경험할만한 경험을 하게 해주었다. 더욱 기가찬 사실은 긴자선 시부야역은 ’시발역’이었다는 사실이었다. 역이 지나면 지날수록, 사람들은 늘어났고. 간신히 심바시 역에 내려서 사람들의 북적임속에서 유리카모메를 타고 오다이바로 갔다.
오다이바에서는 일단 오다이바 해변 공원 역에 내려서 한동안 멍하고 있었다. 그러다 일단 해변공원으로 가서 석양이 지는 모습을 구경하다 아쿠아시티와 덱스도쿄비치를 ’훑고’ 비너스 포트의 메가웹을 들러 전기자동차, e컴라이드를 타고 한바퀴 구경한 뒤, 대관람차를 타고 혼자서 청승을 떨면서 도쿄의 야경을 마음껏! 즐겼다. 이번 여행에서 솔직히 체력이나 시간 문제로 대충 대충 돌아다닌건 사실이지만 야경과 높은 위치에서 보는 풍경만큼은 실컷 즐겼던것 같다. 이틀차의 신주쿠 도청이나 사흘차의 롯본기 힐즈를 포함하면 말이다.
그렇게 10시가 다되어서 모든 가게가 파하는 가운데 유리카모메를 타고 신바시로 귀환, JR 야마노테선을 타고 시부야에 돌아왔다. 우선 한것은 관절통과 근육통과의 전투였다. 욕조에 물을 받고 컴퓨터를 켜서 인터넷에 연결했다. ‘나 일본에 있어요’ 하고 싶었지만 딱히 말을 걸 사람이 없었다. 일본 텔레비전의 광고는 어떻게 하는지 확실히 알았다. 텔레비전에서 하는 다빈치 코드를 보면서 사온 마실거리를 마시면서 하루를 마무리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