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행 소회

June 5th, 2009

일본 여행을 다녀와서 느낀것은, 일본도 역시 사람 사는 곳이라는 것이다. 사람사는 곳은 극지나 오지를 제외한다면 역시 사람 사는 곳이란 비슷하기 나름이고. 내가 나름대로 머릿속에서 그렸던 이미지들이 눈앞에서 실사화 된다는 것은 역시 텔레비전이나 인터넷 동영상이나 사진으로 보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몸이 만약 따라준다면 좀 더 열심히 좀 더 구석구석 찾아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슬프게도 이곳을 빠짐없이 보겠다는 생각은 도쿄도청에 오르고나서 완전히 포기하고 말았다.

솔직히 맛나는것만 먹고 멋진것만 보고, 재미있는것만 하고 와도 모자를 시간에 몸을 이끌고 솔직히 고행아닌 고행을 했던게 맘에 걸리긴 하다만은 덕분에 대충대충 여행이 되어 버렸다. 여행기도 좀더 맛깔나게 써야겠다고 생각했지만, 많이 생각나는게 없는 그런것이 사실이다. 슬프게도, 이번 여행은 그리 성공스러운 여행은 아니었던 셈이다. 건물에 들어갈때는 나갈때가 두려워 들락거리기를 주저했고, 음식은 조심스럽게 맛보았다. 

그러나 이번 여행의 목적 자체가 ‘여권에 도장을 찍기’였던 만큼, 그리고 첫 여행이었던 만큼, 솔직히 이번 여행으로 모든것이 완결이 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좀 더 감량을 하고 좀 더 운동을 해서 다시 도전할 생각이다. 그런 생각이 있으니까, 나는 이 무료한 생활을 다시 버텨나갈 수 있다. 스파이스 향신료 같았던 짧다면 짧은 나흘간을 벌써 보름이나 지나보내고, 나는 완전히 돌아온 일상에서 다시 출발한다.

오늘부터 Restart!

June 5th, 2009

솔직히 말해서, 일본을 다녀오고 나서 살을 빼는 모멘텀을 약간 실속(失速)했습니다. 체성분계를 해보니 근육이 많이 늘어나고 지방이 탔던것으로 몸무게는 줄지 않았던것입니다. 하지만, 일단 오늘부터는 다시 조금 더 강하게 밀어부칠 각오로 운동량도 늘리고 다시 밀어부치기 위해서 노력하겠습니다. 응원해주시길 바랍니다. - 1월 9일 전날의 기분을 다시 생각하면서… 다시 시작합니다. 32kg를 뺐지만 이게 끝이 아니라는것을 증명해보이고 말겠습니다. 나는 여기서 끝이 아니라는것을 증명할것입니다.

일본 여행 사진은 여기로….

June 1st, 2009

사진이 많아서 여기에 올리지 못하고 Picasa 웹에 올립니다.
여기 를 클릭하세요.

도쿄 여행 4일차 - 2009/5/18(월)

May 30th, 2009

이날은 여행 마지막날로, 예정대로 긴자와 마루노우치를 둘러볼 요량이었으나 공항으로 돌아가는 시간까지 감안하면 긴자와 마루노우치는 여행 첫쨋날이나 마지막날이 가장 적합했다. 나리타 익스프레스가 도쿄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애초 계획을 마지막날로 잡았었고, 마지막날이 월요일이고, 월요일은 고쿄가이엔이 열지 않는다는 점을 주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긴자를 보는 것으로 만족하는것으로 했다.

당초 예정에서 황거를 빼고, 도쿄역에서 국제포럼을 지나서 유락초로 향하는 D자 코스를 따기로 했다. 와코와 소니 쇼룸을 돌고 애플스토어를 보았다. 소니쇼룸에서는 작년에 샀던 캠코더가 ‘종래품’으로 처리되어 신제품과 비교당하는 신세와 세계에서 가장 얇다는 LCD 텔레비전과 유기EL 텔레비전의 아름다운 화면을 구경하고 바깥으로 내려왔다. 그런데 여행가이드북의 지도 페이지가 뚝떨어져서 마루노우치쪽 지도가 이쯤에서 유실되었다. 그리고 일정을 마칠때즈음해서는 긴자쪽 지도마져도 떨어질락말락하는 상황에 쳐해졌다. 그것만큼은 어떻게든 있어야 했다.

큰 문구점이라하여 이토야를 들렀는데 짐이 많아서 계단을 오르락 내리지는 못했는데. 생각보다 내가 생각한 필기구 등은 많지 않아 실망했다. 마츠자카야 백화점에서 호텔에서 쓰던 베게를 발견했는데 1만5천엔이라는 가격에 절망하고 말았다. 거기 식당가에서 도쿄에서 먹는 마지막 점심으로 히레가스를 먹고(돈까스는 정말 맛있게 많이 먹은 여행이었다, 원이 없을 정도였다). 내내 그렇게 흐리다가 맑게 개여 땡볕이 내리쬐는 거리를 따라 남진하여 유락초 마리온 방향으로 걸어가 유락초역 미도리마도구치에서 나리타 익스프레스 특급권,지정석권,그린권을 사고 패밀리마트에서 기념품으로 일본신문을 몇부 집고 맛이 맘에들었던 칼피스워터를 한병사서 야마노테선을 타고 도쿄역에 다시 돌아와서 나리타익스프레스를 타기 위해 홈에 대기했다. 한국사람 목소리가 잔뜩들린다. 반갑다. 한국어가. 열차를 타고 돌아가는 길의 풍경은 유감스럽게도 지난번에 올때와 동일한 풍경이었다. 방향마저 똑같으니 이런이런. 아무튼 점점 갈수록 한산해가는 풍경을 보면서 유감속에 빠졌다. 체크인을 하고 보딩패스를 보여주고 짐 검사를 받고 CIQ를 통과하고 면세구역에서 먹을거리와 엄마 화장품을 하나 사서 챙기고 비행기를 타고 돌아왔다.

한국에 돌아오니 고국에서 기다리고 있는것은 검역이었다. 일일히 747에서 내리는 인간들을 전부 체온을 체크하고 있었던것이다. 아 눈물나는 환영인걸… 그러고보니까 이미 일본은 수백명의 인플루엔자 감염자로 인해 이미 항만에서 저지하는 것을 포기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렷다. 검역질문서를 제출하고 체온을 재고 통로를 지나서 탑승동에서 터미널로 향하는 열차를 타고 돌아와 또 CIQ를 통과하니 드디어 한국이었다. 주차장에 기다리고 있는 엄마를 찾아서 교통센터로 갔다. 엄마가 반겨주었다. 아. 한국에 돌아왔구나. 모국이구나. 겨우 며칠인데 안심이 되고 편안한 공기가 돌았다. 그렇게 여행은 끝났다. 애시당초의 목적은 ‘여권에 도장을 찍는 것’ 여권에는 소원대로 네개의 스탬프가 찍혔고. 일본이라는 나라가 어떤지도 대충 볼수 있었다. 여러가지로(특히 일정과 체력면에서) 한정적인 상황에서 했던 여행이었는데 골골거려서 결과적으로 대충대충 여행이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특히 이 여행기 자체가 대충대충이다, 도쿄가 100이면 본것은 50이요, 찍은것은 20이고 글은 10이나 되려나)… 그래도 이렇게 사는구나 발견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못갔던 곳도 가보고 좀더 여유있게 돌아볼수 있다면 좋겠다. 그때까지 살도 좀 더 빼서 기동력과 체력도 갖춰야지. 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끝.

Portrait -3-

May 30th, 2009

Portrait

3

어프로치하는것. 간단하게 그녀가 말한 것처럼 쉽지는 않았다. 실상, 그녀는 항상 후광을 두르는 듯 따스한 기운을 맴돌게하는 사람이고, 작은 새가 재잘 거리는 듯한 그녀의 대화에는 언제나 화제와 그녀를 둘러싼 이야기 상대로 끊임이 없었기 때문이다. 다가가기 두려웠다. 그녀는 햇빛처럼 빛났고, 나는 굳이 색을 찾는다면 잿빛에 가까웠다. 나는 실로 보잘 것 없이 교실을 겉도는 존재였던 반면에, 그녀를 보노라면 그녀를 중심으로 교실이 도는 듯한 느낌마저 느꼈다. 그저 그녀와 나 사이에 같은 교실의 공기가 흐르는 것일까 나는 그것마저 의심스러웠다. 

도저히 아이들이 있는데서는 말을 걸 자신이 없었는데, 복도에서 몇번인가 마주칠 기회가 있었을때도 나는 그저 입안에서만 몇번을 바보같이 인사를 했을 뿐이고, 그녀는 그런 나를 가볍게 눈인사를 하면서 지나칠 뿐이었다. 잠깐동안 있었던 대화가 마치 하나의 백일몽만 같아 좌절했다. 그렇게 사흘인가가 흘러버려서 솔직히 어떻게 되든 싶었을 때.

“기다리고 있었는데.”

모든 수업이 파한 교실, 나 홀로 남아서 가방에 담을 책들을 정리하고 있는데, 한쪽 어깨에 키플링 색을 맨 희재가 참다 못해 말을 걸어온 것이다. 얼굴이 살짝 달아오르는 듯 했다.

“설마, 체육시간일을 초여름의 몽상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던건 아니지? 나름 진지하게 말한거라고.” 내 옆 분단 책상에 멋대로 올라 앉아서는, “마, 하기야 끙끙 앓는 모습도 나름대로 봐줄만 했어.” 라고 어른답게 말하려고 애쓰는게 역력하게 말했다. 그래 나는 어차피 사람을 사귀는데는 재주가 없는 녀석이다. 맘대로 생각하라지라고 생각했지만 “다른 애들 앞에서 말을 걸기 싫었을 뿐이야. 어차피 다들 그렇고 저렇게 생각할 뿐이니까.” 

“응? 어떻게 그렇고 저렇게?” 그녀는 쫑긋하면서 불편할 정도로 가까이 다가왔다. “뭐, 연애감정이지 뭐. 이렇고 저렇고…” 나는 당황해서 얼버무렸다. 그녀는 손바닥에 주먹을 탁하고 치더니 “그렇다는 말은 나를 좋아하지는 않는다는거야?” 라고는 좀 더 가까이 다가왔다. “몰… 몰아세우지는 말아줘…” 공교롭게도 애원이 되어버렸다. “… 물론 희재같은 여자애는 싫어하지 않아.”

“‘싫어하지 않아’가 아니라, ’좋아’라고 말하는거 아닐까?” 그녀는 본래 자리-옆분단 책상-로 돌아가면서 말했다. “그 말이면 충분해, 그렇게 대답하는거야,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라구.”   그리고는 손가락을 깍지끼고 팔을 쭉 뻗으며 말했다. “나도 네가 좋아.”

일본여행 셋째날 - 2009/5/17(일)

May 29th, 2009

셋째날은 여정이 조금 길어질 것이다. 아침을 든든하게 먹고 파스를 든든히 붙이고 출발했다. 이때까지는 오다이바를 제외하자면 지금까지 일정은 도쿄의 서쪽을 위아래로 훑는 일정이었는데. 오늘은 아키하바라에서 출발해서 우에노를 기점으로, 아사쿠사까지 갔다 저녁은 롯본기를 보는 일정이었다. 도쿄를 환상(環狀)으로 본다면 10시 방향에서 8시방향까지 내려왔다면, 이번에는 2시반 방향에서 1시방향을 보는것. 아키하바라는 유명세도 있어서지만 무엇보다도 애니메이션 캐릭터 상품을 부탁한 동생 때문이기도 했다. 덕분에 이 나이에 소년만화 주인공 캐릭터 상품을 물어물어야 했다. 솔직히 일요일은 아키하바라에 생명이 불어나는 날이기도 했지만 전자제품, 애니상품과 오타쿠 문화에 관심이 없다면 그저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날에 지나지 않는다. 외국인임이 명백한 이상 메이드들도 호객을 안하고, 그냥 구경만 할 따름이다. 애니 상품을 살겸 몇군데 둘러보다가 JR선을 타고 우에노로 올라갔다. 우에노에서는 우에노 공원에 들어가 사이고 다카모리상과 기요미즈 관음당을 둘러본 다음 아메요코 시장의 북적거림을 지나쳐서 우에노 히로코지 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종점 아사쿠사에 내렸다. 아사쿠사에는 사람들이 정말 많았는데 이유는 일년에 한번하는 마츠리가 열렸기 때문이렸다. 덕분에 사람들이 발로 채일 정도로 많았고 가마를 끄는 행렬을 구경하고 어떤이유에서인지 등이 반쯤  걷어올라진 카미나리몬과 나카미세 도리를 지나 기념품이 될만한걸 한두개 사고는 인교아키를 구경한 뒤에 센소지에 들어가 연기를 쐬고 안까지 구경한 다음 나왔다. 나오는 길에 오미쿠지(점종이)를 뽑았는데 어라. 흉이다. 친절하게도 영어로도 번역된 점괘는 하나같이 안좋은 소리 뿐이었다. 흉이 나오면 절에 매듭을 짓고 오는게 관습인데 어째서인지 매듭이 잘 안매달아져서 침착하게 다른사람하는걸 보고 다시 잘 매달고는 나왔다. ‘이 망할놈의 흉이 나한테서 안떨어지려고 하는군’ 생각했었다. 다시 나와보니 마츠리는 더 흥이 돋아 사람들이 구름때같이 몰려있었다. 구경을 좀 하다가 롯본기로 향하기 위해서 다시 지하철을 탔다.  올라와서는 롯본기힐즈 방향이 아니라 이번에는 미드타운 방향으로 향했다. 모스버거를 발견! 럭키!를 외치면서 데리야키 버거를 하나 시켰다(이때 주문을 받은 사람이 한국인 아르바이트 생이였기에 오랜만에 한국말을 썼다). 꿀꺽 헤치우고는 미드타운 방향으로 향해서, 미드타운에서 후지필름 갤러리에서 수준급의 철도 사진들과 각지의 ’역장 동물(간사이의 어떤 역에서 고양이를 데려다 역장 모자를 씌워서 전국적인 인기를 얻자 이곳저곳에서 버려진 개나 고양이를 역장으로 앉힌 모양이다)’ 사진도 구경하고 미드타운 갤러리아를 봤지만 역시 돈을 쓸생각이 없다면 그냥 그저 이래저래 신기한 풍경만 지나갈 뿐이다. 특히 옷에는 관심이 없으니(있다손 쳐도 어쩔수 없으니)… 선토리 박물관에서 일본근대화기의 유리 공예품을 구경하고 나와보니  갤러리아의 창 너머로 초난강이 난리를 피웠던 공원이 보였다. 오다이바나 신주쿠에서 깨달은 사실은 한번 상업 건물을 들어가면 나오기가 정말 골치아플정도로 복잡하다는 사실이렸다. 그래서 에지간해서는 깊숙히 들어가지 않으려고 애썼다. 그리고 다음 목적지는 국립신미술관이다. 내가 준영이에게 보라고 강권을 했었던만큼 나도 한번 가봐야지 싶었다. 표를 사서 전시를 보자니 시간이 아슬아슬해서 그냥 안만 구경하고 나왔다. 일기예보에서 비가 온다고 해서 잔뜩 흐린 하늘이었는데 잠깐잠깐 물방울 비슷하리만치 떨어지긴 했지만 본격적으로 비가 내리지는 않아서 다행이었다. 우산은 가지고 있었지만 역시 우산을 든채로는 기동성이 급감하니까. 이제 남은것은 롯본기힐즈렷다. 상점은 포기하고 모리미술관/도쿄시티뷰만을 노렸다. 올라가서는 희안한 과일음료를 먹으면서 시간을 때우며 도쿄타워가 불을 밝힐때까지 사진도 찍고 그러면서 망중 한을 즐겼다. 도쿄타워가 밝히고 해가 어둑어둑해지자 사진도 찍었고, 모리미술관에서 만화경으로 본 세상이라는 전시도 보고 돌아와서 지겹도록 야경을 본 다음, 지난번에 시부야에서 못먹었던 와코의 롯본기힐즈 점에서 히레가스를 먹었다. 배가 고팠기 때문일런지 플라시보일런지는 모르지만 정말 맛있었다. 된장국도 캐배츠(양배추)도 무엇보다도 한입에 쏙 들어가도록 썰어놓은 히레가스는 정말 먹을 때마다 눈을 감으면서 음미하고 싶을 정도였다. 먹고서는 히비야선을 타고 에비스에서 JR로 갈아타서 한정거장 다음인 시부야에 도착해 셋째날 여정을 마무리했다. 벌써 여행이 다 끝나가는구나 생각하니 조금은 허무해졌지만 집이 그립기도 했다. 슬슬 한국이 그리워졌다. 신선한 아사히 맥주와 에비스 맥주를 번갈아 마셔가면서 그날밤을 보냈다.

일본여행 둘쨋날 - 2009/5/16(토)

May 29th, 2009

웨이크업 콜을 받고 9시에 일어났다. 오전 11시까지인 호텔 아침 식사를 먹기 위해서였다. 아침은 달걀 요리와 식빵, 베이컨, 소세지 등 전형적인 아메리칸 부페였다. 아침은 두군데의 식당에서 먹을 수 있었다. 한곳은 부페였고, 한곳은 모닝세트라고 준비되어 나오는것중 고를 수 있었다. 아침을 먹고 시부야를 나서기 시작했다. 일단 엄습했던것은 관절통과 근육통의 재발이다. 시부야의 보도교를 오르는 동안-나중에야 그 보도교에 엘리베이터가 있다는것을 발견했다 망할-에 심해져서 하치코 구치에서 사진을 찍고 주변을 둘러보고 마츠모토 키요시를 찾아서 파스와 준영이가 권한 자외선 차단제를 샀다. 그리고 센터가이를 천천히 구경하기 시작했지만 아직 대다수의 가게가 개시전이라 그다지 볼거리는 없었다. 도쿄핸즈에서 몇가지 문구용품과 기발한 우산을 샀지만 몸이 힘들어서 구경을 구경답게 못했다. 7층에 각 플로어가 A-B-C 순으로 내려가는 구조로 되어 있어서 상당히 컸다. 시부야는 도큐전철의 종점이므로 상당한 규모였지만 거기를 보고 나서는 지쳐서는, 센터가이를 돌아가서 숙소로 돌아가서 잠시 쉬어야 했다. 한 세시간 잠을 자고 무슨 생각에서였는지 시부야를 지나서 하라주쿠를 가는것이 아니라 신주쿠를 가게 되었다. 사이쿄 선을 타고 신주쿠를 가서 신주쿠역 미나미 구치를 나와서 고층 빌딩과 가전양판점거리를 지나쳐서 얼핏 보이는 도쿄 도청의 모습만을 보고 도쿄도청을 찾아갔다. 도중에 길을 물어보기 위해서 스미마센을 외쳤는데 그냥 지나쳐서 살짝 트라우마가 남기도 했다. 사실 도움을 받은 사람에게 선물을 하기 위해서 전통 문양이 그려진 북마크를 준비해뒀었는데 쓸 기회가 없어서 유감이었다. 가이드북 지도에도 잘 나와있지 않은 영역. 나는 꼼꼼히 지도와 지물을 파악해가면서 도청 방향으로 전진했다. 마침내 도청을 발견했고 도청 제2 청사와 의사당을 지나, 입구를 지나서 북쪽과 남쪽 전망대를 두루 살펴보고 내려왔다. 솔직히 몸이 아플때도 느꼈던 바였지만, 도쿄 도청에서 도쿄의 전경을 굽어 살피니 도저히 이 거대한 도시를 내가 두루 꿰보고 온다는건 야무진 생각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신주쿠역을 향해 동진하여, 신주쿠역 동쪽의 스튜디오 알타와 가부키초를 살짝 보고는 이키모노가카리와 아베 마오의 앨범을 한장씩 사고 하라주쿠로 내려갔다. 사실 하라주쿠를 먼저보고 야경을 볼 요량이었지만 어떻게 반대가 되었다. 덕분에 하라주쿠의 본모습을 다 보지는 못하였다고 생각하지만 크레프도 먹어보고 이런저런 가게도 둘러보고 나름대로 잘 짰던 동선덕택에 오모테산도의 가게 디스플레이 조명을 포함해서 저녁무렵의 하라주쿠도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하라주쿠에서는 캣스트리트를 따라 내려가다 메이지도리를 따라 시부야로 내려오는 동선을 택했는데 이렇게 하면 쭉 남진만 하면 숙소까지 다가가기 때문이었다. 분위기는 있지만 솔직히 쇼핑에 크게 관심이 없는 나로써는 그냥 구경거리에 지나지 않았다. 저녁은 어디서 먹을까 고민을 하다 돈까스가 맛있다는 마이센을 찾기위해서 노력했지만 시부야역은 거대하기 짝이 없었고 하라주쿠는 이미 지나쳤고, 해가 진 시부야역을 해메기는 힘들었고. 해서 마이센에서 먹자하고 지나쳤던 와코라는 돈가스 집을 그냥 지나친걸 후회하면서 이틀째 저녁을 규동으로 해결해야 했다. 맛은 좋았지만. 규동이나 먹자고 여길 온건 아닌데 생각했지만. 쩝쩝 맛있게 잘만 먹었다. 오는길에 편의점을 들러 매그넘 드라이를 뒤져봤지만 선토리것은 프리미엄 몰츠였던가… 밖에 없었고, 나는 소프트 드링크 위주로 사서 숙소에 돌아가 탕에 들어가 그날도 마무리 했다. 시부야를 좀 보지 못했던게 후회가 되지만 시부야는 결국 몇몇 상점을 제외하면 철저히 백화점 중심이라는 것을 알게 되자 크게 미련은 없었다. 쇼핑에 미련이 없다면 솔직히 하치코 구경 밖에 할게 없는것 같다.

일본 여행 첫날 - 2009/05/15(금)

May 29th, 2009

첫 출국이었기 때문에 공항에 일찍 도착했다. 일찌감치 도착해서 일본항공의 체크인 카운터가 열기도 전에 기다리다(카운터는 출국 2시간 전부터 열린다), 열리자마자 제일 먼저 짐을 부치고(집에서, 그리고 공항에서 쟀을때 무게는 7kg) 나서 체크인을 하고 보딩패스를 받자마자 출국장으로 들어갔다. 짐을 검사하고 여권과 탑승권을 제시하자 드디어 내 여권에 도장이 찍혔다.

일단 면세점은 대충 구경만 하고, Shure사의 SE530 이어폰을 눈독만 들이다가 가격에 좌절하고(역시 한 50만원 이상), 탑승동으로 향하는 열차를 타고 터미널에서 기다렸다. 거기에서 세명의 미국인과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시간을 때우다가 비행기가 스폿에 연결되는것을 구경했다. 그리고 탑승이 시작되고, 아기와 비즈니스 승객들이 먼저 탑승하고 나서 항공기에 올라갔다. 생각보다 안전벨트가 작아서 아마 살을 빼지 않았더라면 안전벨트 조차 못맸을 걸 생각하니 조마조마했다. 살좀 빼야지 생각했다.

엔진이 풀가동하면서 활주로를 달리다 지면에서 떨어지는 순간, 그 느낌을 활자로 표현할 수 없어 유감이다. 내가 탔던 비행기는 767 기종으로 주로 중단거리 노선에 사용되는 녀석이다. 따라서 그다지 큰 기종이 아니다. 몸이 큰데다 좌석이 좁기 때문에 승무원은 좁아서 죄송하다고 말하면서 트레이에 맥주와 도시락을 얹어주었다. 비행기에서 맥주를 먹은 것은 그다지 좋은 생각은 아녔었는지. 속이(정확히 말하면 밴드를 삽입한 부분)이 한동안 욱신 거리고 더부룩했다. 덕분에 그 트라우마로 일본에 도착해서도 첫날과 둘쨋날에는 맥주를 먹지 못했다. 나중에 언젠가 언급을 할런지는 몰라도 종서는 일본에 와서 맥주를 못먹는것에 대해서 유감을 전했었다.

비행기는 나리타 공항에 무사히 내렸고. 검역질문서를 제출하고 입국심사대를 지나자 아무런 물음도 없이 여권을 살펴보더니 상륙허가 스티커를 붙여주었다. 그리고 짐을 찾은 뒤에 세관을 지나 보세구역을 지나 드디어 일본땅에 떨어지게 되었다. 물어물어 지하로 내려가 JR 창구에서 Suica & N’EX 그린석을 구매해서 내려가자 나를 데리고 갈 N’EX 33호가 기다리고 있었다. 나리타 공항은 도쿄역에서 60km 가량 떨어진, 치바현 나리타시에 위치하고 있어서, 전차가 지나가는 너머 보이는 풍경은 전형적인 동경 근교의 풍경이었다. 이번 여행은 필견 한적한 근교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터. 차창너머로의 풍경으로만 만족해야했다. 

나는 여기에서 고민을 하게 되었다. 첫날의 일정은 오다이바로 결정이 난터, 그렇다면 이 짐을 어떻게 할 것인가. 일단 호텔에 체크인을 하고 짐을 놓고 나오기로 결정했다. 호텔은 시부야에 위치한 ‘호텔 메츠 시부야;Hotel Mets Shibuya’, 체크인을 하고 키와 조식권을 받고 방값을 카드로 결제했다. 방은 1413호실. 이 건물에서 최고층이다. 키는 예상했던것과는 달리 열쇠형식이라 나갈때와 들어올때 맡기고 찾아야 했다. 방은 넓찍했고, 침대도 이게 ‘싱글’일까? 의심이 될정도로 넓찍했다. 더블방을 준게 아닐까 생각했었다. 아무튼 천정도 높은 편이었고 생각보다 좁지는 않은 편이었다. 욕조도 내가 들어갈수 있을 정도였으니. 욕실도 꽤 넓었다.

아무튼 짐을 풀고 나서는, 내려가 직원에게 키를 맡기면서 신바시까지 어떻게 가면 가장 효율적일까를 물어보았다. 직원은 지하철 긴자선을 타고 가면된다면서 주변 지역도와 함께 노선도를 주었는데 이 긴자선 시부야역이 긴자선의 시발점인데, 역사를 찾는데 아주 고생을 했다. 계단을 찾기도 어려웠고, 에스컬레이터나 엘리베이터를 찾는 것은 더더욱 어려웠다. 어떻게였는지 기억하기도 곤란할 정도로 복잡한 과정을 거쳐, 지하철 긴자선 시부야역에 어떻게 들어가는데 성공했지만. 나는 모르고 있었다. 금요일의 퇴근시간이 임박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도쿄의 러시아워는 2호선에서나 경험할만한 경험을 하게 해주었다. 더욱 기가찬 사실은 긴자선 시부야역은 ’시발역’이었다는 사실이었다. 역이 지나면 지날수록, 사람들은 늘어났고. 간신히 심바시 역에 내려서 사람들의 북적임속에서 유리카모메를 타고 오다이바로 갔다.

오다이바에서는 일단 오다이바 해변 공원 역에 내려서 한동안 멍하고 있었다. 그러다 일단 해변공원으로 가서 석양이 지는 모습을 구경하다 아쿠아시티와 덱스도쿄비치를 ’훑고’ 비너스 포트의 메가웹을 들러 전기자동차, e컴라이드를 타고 한바퀴 구경한 뒤, 대관람차를 타고 혼자서 청승을 떨면서 도쿄의 야경을 마음껏! 즐겼다. 이번 여행에서 솔직히 체력이나 시간 문제로 대충 대충 돌아다닌건 사실이지만 야경과 높은 위치에서 보는 풍경만큼은 실컷 즐겼던것 같다. 이틀차의 신주쿠 도청이나 사흘차의 롯본기 힐즈를 포함하면 말이다.

그렇게 10시가 다되어서 모든 가게가 파하는 가운데 유리카모메를 타고 신바시로 귀환, JR 야마노테선을 타고 시부야에 돌아왔다. 우선 한것은 관절통과 근육통과의 전투였다. 욕조에 물을 받고 컴퓨터를 켜서 인터넷에 연결했다. ‘나  일본에 있어요’ 하고 싶었지만 딱히 말을 걸 사람이 없었다. 일본 텔레비전의 광고는 어떻게 하는지 확실히 알았다. 텔레비전에서 하는 다빈치 코드를 보면서 사온 마실거리를 마시면서 하루를 마무리 했다.

Portrait -2-

May 23rd, 2009

Portrait

2

나는 황급히 얼굴을 가렸다. “사진찍는거 별로 안좋아해.” 라고 하자. 그녀는 “헤에.” 하며 모니터를 자신을 향해 돌려놓고 버튼을 만지작 거리며 찍은 사진을 살펴보고 있었다. “별로 나쁘지 않은데, 찍는건 좋아하면서도 찍히는건 질색을 하는구나.” 그러더니  카메라를 내게 돌려주고 손을 내밀었다. “자, 모델료!” “응?” 내가 되묻자, “내가 모델이 되어주었으니까 말야, 모델료.” 라고 당연하다는 듯이 덧붙였다. 재킷의 안쪽에 손을 넣어 지갑을 뒤적여 꺼내려 하자. “농담이야, 잘 넘어가네.” 그녀는 약간 빈정대듯이 말했다. “음, 농담에 약해.”  약간 억울한 나는 항변하듯이 대답했다. “아, 그래?” 내가 어떠한들 신경도 안쓴다는 듯이 태연박약하게 창을 내다보며 대답했다. “혹시 껌이나 사탕 있니?” 이번에는 바지 왼쪽 주머닐 뒤져 웨더스 카라멜 맛 사탕을 꺼내 하나를 쥐어주었다. “이거면 될라나.”  희재는 사탕을 받아 비닐 껍질을 벗겨서 입에 쏙 넣고선, “생큐. 모델료 잘 받았습니다.” 라고 하며 창밖을 내다보았다. 먼곳을 응시하는 얼굴을 가만히 바라만 보았다.

“있잖아?” 먼저 말을 연것은 희재였다. “너는, 왜 굳이 사진을 찍게 됐니?” 글쎄 왜였을까. 나도 잘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합리적인 이유라는건 그다지 없어보였다. 내가 보기에도. “글쎄 딱히 이유는 없어.” ”대단한 이유는 없구나, 나는 뭔가 낭만적인걸 기대했었는데.” “음. 글쎄, 시간이 지나가는 걸 잡고 싶어서라면 조금은 포에틱하려나.” 그러자, 그녀가 갑자기 나를 향해 고개를 돌리더니 말했다. “우리 입때까지 이렇게 말을 해본적이 있었나?” 나는 고개를 돌렸다. 그녀는 아름다웠고, 나는 보잘것 없는 교실 한구석의 바위같은 존재라고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아니, 없었어.” 그녀는 “있잖아. 너 한테 커뮤니케이션의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본적 없니?” 그녀는 나를 향해 아예 몸을 돌려 앉고는 무릎에 턱을 괸채로 나를 응시하기 시작했다. “글쎄, 있다면 있는걸지도… 잘 모르겠어” 고개를 갸웃 거리면서 머릴 긁적였다. “그게 문제인거야. 커뮤니케이션이라는게 아니라고, 사진기를 들이미는건.” 핀잔하는 목소리. “이 시간을 흘려보낼 것을 걱정하는 것 보다는 이 시간을 좀 더 즐기는게 중요한거라고.” 사진기를 가리키며  ”요컨데 사진기를 들이밀어서 틀에 넣고 굳히는게 아니라 너와 나와 이야기를 하는게 순서라고 생각해, 가령 너는 누구고, 나는 누구인지 말야. 커뮤니케이션이란 그런거고. 그게 산다는 거라구. 나중에 아무리 사진을 보면서 추억하더라도, 가령 지금을 건성으로 보낸다면 소용없는 일이란 말야.”

“음, 평소에도 그렇게 모든걸 현학적으로 생각하려고 하니?” 나는 약간의 반발심을 가지고 대꾸했다. 그러자 그녀는 씩 웃어보이면서 “사람에 따라선, 너라면 이런 말이 통하겠지라고 생각했어. 예측이라는 것도 커뮤니케이션의 한 방법이지.” 라고 대답했다. ”가끔 이렇게 말을 나누는 것도 나쁘지는 않은것 같아. 가끔 말을 걸어봐. 어프로치 한다는것,” 그때 종업 종이 쳤다. “…재미있다고.”  그녀는 기지개를 펴며 책상에서 조심스럽게 일어나 복도를 향해 걸어갔다. 창밖에서는 아이들이 구령대 앞으로 삼삼오오 모이고 있었다.

한국에 돌아왔습니다.

May 19th, 2009

무사히 한국에 돌아왔습니다. 집에 돌아오니 쌓였던 피로와 근육통이 한꺼번에 날아와서 말입니다. 정말 고생을 했네요. 일단 집에서 쉬고 있습니다. 조금 쉬고 나서 여행 이야기는 시작해도 되겠지요. 사진도 여러장 소개해드릴 터이니 기대해 주세요. 일본에서는 한국이 그립다고 썼었는데 한국에 돌아오자 마자 나흘밖에 있지 않은 일본을 조금이라도 더 보고 싶다는 욕심이 듭니다. (그리고 짐으로 가져올 수 없어서, 금전적인 이유로, 체력적인 이유로 전부 살수 없었던 물건들도 샀으면…) 하지만 처음에 다 할 순 없는 노릇입니다. 처음이니까. 라는 핑계로 위안을 삼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다시 갈 수 있다면 좋겠다. 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돌아와서도 한동안은 NHK를 틀었습니다. 그제서야 약간 위화감이 풀렸기 때문이지요.